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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지 말라는 표지판만 남았다

살지 말라는 표지판만 남았다호주, 위트넘이 지도에서 사라지지 못한 이유호주 서부의 붉은 대지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표지판들이 반복해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관광지 안내도 아니고, 마을 입구를 알리는 표지도 아니다. 그 표지판들은 하나같이 같은 내용을 말하고 있다. “정차하지 마시오”, “이곳에 머물지 마시오”, “위험 지역”. 처음에는 과장된 경고처럼 느껴지지만, 표지판이 늘어날수록 마음 한쪽이 묘하게 불편해진다. 이곳이 단순히 버려진 장소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피해야 할 공간이라는 사실이 서서히 실감나기 때문이다. 이곳은 "위트넘"이다. 한때는 학교가 있었고, 병원이 있었으며, 아이들이 자라나던 평범한 도시였지만, 지금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람이 살면 안 되는 곳’으..

사막은 그대로, 사람만 사라진 곳

사막은 그대로, 사람만 사라진 곳칠레, 움베르스톤이 비어버린 진짜 이유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따라가보면, 주변 풍경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와 바람, 그리고 사람의 흔적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황량한 땅이 계속될 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막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도시의 형태가 모습을 드러낸다. 공장 건물과 주택, 극장과 광장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그 안에는 살아 있는 사람의 움직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누군가 도시 전체의 전원을 꺼버린 것처럼, 이곳은 조용히 멈춰 있다. 이곳은 "움베르스톤"이다. 지금은 ‘유령 도시’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한때 이곳은 칠레 경제를 떠받치던 핵심 산업 도시였다. 움베르스톤은 단순한 마을이 아니라, 사막 위에 세워진 하나의..

도시로 존재하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다

도시로 존재하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다미국, 캘리포니아 보디(Bodie)가 멈춰버린 이유캘리포니아의 사막과 산맥이 맞닿는 고속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도로 표지판 하나가 시선을 붙잡는다. ‘Bodie’. 표지판은 분명 도시 이름을 가리키고 있지만, 그 방향으로 차를 돌리는 순간부터 풍경은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주변에는 생활을 암시하는 어떤 움직임도 없고, 바람 소리만이 넓은 평원을 가로지른다. 도시에 들어섰다는 느낌보다, 시간이 멈춘 공간으로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먼저 든다. 이곳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보디"다. 흔히 ‘유령 도시’라고 불리지만, 보디는 단순히 사람이 떠난 폐허와는 다르다. 건물들은 무너져 있지 않고, 거리의 형태도 비교적 온전하게 유지되어 있다. 상점, 술집, 학교..